“10일간의 봉사로 10년의 기적이…완전 감격이었죠”
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 온건축디자인 대표 박현진 소장
하고 싶어하는 일을 위해 소위 잘 나가는 직장도 그만두고 뛰어든 지 9년. 재능기부로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리모델링 설계 디자인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박현진 소장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뜻한 공간을 선물하는 일에 올인해 왔다. 박 소장은 이 일을 하면서 ‘오병이어의 기적’이 성경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 몫을 조금 희생하고 누군가를 위해 내민 손길이 많은 이들의 행복으로 돌아올 때마다, 그는 사람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이뤄낸 기적을 체험한다고 고백했다.
▲박현진 소장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일이 사람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고백했다.ⓒ뉴스미션
“나를 비우고 손을 내밀었더니 기적이 일어나더라” ‘온(溫)’이라는 회사 이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돼 있다. 따뜻한 공간,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는 박 소장의 소박한 철학과 함께, 영어로 ‘keep going on’의 의미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하자, 순수 우리말로 완전함, 온전함의 뜻까지….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는 성경 말씀도 그가 하는 일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다. 이런 의미들을 담아 2006년 컴퓨터 한 대로 사무실을 오픈했다. 평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공간 만들기에 관심이 많다 보니, 최소한의 재료비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싼 재료를 잘 활용해서 아름답고 가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하나님이 실력을 키워주신 것 같아요. 사무실도 컴퓨터 한 대로 시작했고 홍보 같은 건 엄두도 못 냈는데 사람을 연결시켜 주셔서 일이 계속 들어오더라고요.” 지난 2012년 서울역 노숙자와 쪽방촌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만들어준 일은 그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쪽방촌 사역하시는 지인 목사님의 부탁을 받고 현장을 방문했는데,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설계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사람 하나 누우면 공간이 꽉 차는 좁은 공간인데 너무 허름했어요. 재정도 많이 부족했고. 막막했지만 최소 실비로 진행하기로 하고 공사를 시작했어요. 축제처럼 하자고 사람들을 다독이면서 10일 만에 끝냈죠.” 공사를 하면서 스스로 힐링이 되는 것을 체험했다는 박 소장. 우리가 한 10일간의 봉사가 그들에겐 10년의 기적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노숙자들과 쪽방촌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떠올랐어요. 나를 조금 비우고 손을 내밀었더니 많은 사람들이 좋은 공간을 갖게 된 거잖아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경험이었어요.” 비전 같은 청년들과의 만남 놀라워 박 소장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국내외를 불문하고 달려갔다. 필리핀과 파키스탄 등지를 오가며 교회와 학교를 세우는 일을 도왔다. 건축 공정이란 것이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하기에 힘에 부칠 때도 많았지만, 자신의 달란트로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사회에서도 실력 있는 젊은 건축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외 유수 기업체와 공공시설, 학교, 병원 등의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13년에는 달동네를 쉼터로 만드는 프로젝트로 ‘프랑스 생테티엔 디자인비엔날레’에 한국 디자이너로는 유일하게 초청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주변에서 선배들이 저보고 신기하다고들 해요. 세상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인맥이 좋거나 집안이 잘 사는 것도 아닌데 이만큼 자리 잡은 게 대단하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대단한 인맥은 없지만 하나님이라는 든든한 ‘백’이 있고, 돈이 많아야만 일을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최근에는 뜻 있는 크리스천 청년들과 함께 서울시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는 6개월 이상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해서 노인ㆍ청년ㆍ여성 등을 위해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임대해주는 맞춤형 민간 임대주택사업이다. 서울시가 선정된 빈집에 대해 최대 2000만 원까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며, 입주자는 최소 6년간 이사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다. 우연한 기회에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협동조합을 알게 됐고, 서로의 비전을 나누는 과정에서 의기투합하게 된 것. 지난해 비즈니스 미션 단체인 ‘IBA’ 컨퍼런스 강사로 섰던 것이 이들을 만나게 해 준 연결고리였다. “청년들의 주거난이 심각하잖아요. 공동주거 개념의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고. 저도 이쪽에 관심이 많았던 차에, 제 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이 어느 날 연락이 온 거예요. 그래서 이 친구들을 만나게 된 거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참 놀랍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 그의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선교적 마인드를 가진 젊은 청년들이다. 박 소장은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공간을 선물하는 일, 청년들과 함께 이 일을 위한 더 많은 가능성들을 키우고 실현해 가는 것이 그의 꿈이다. “사람이 계획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좋은 일이라는 게 물질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껴요. 때마다 신기하게 하나님이 채워주시거든요. 그래서 전 젊은 친구들이 내 꺼 내가 챙기겠다는 마음보다는 누군가를 위해 내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장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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